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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충승 (2000, Okinawa Rendez-vouz)

오늘은 영화 '연전충승(2000)'을 봤다. 한국에는 어이없게도 '성월동화 2'라는 제목으로 알려져있는. 레슬리가 휴양지 온 느낌으로 찍은 영화라고 하더니, 정말 내용도 가볍고 코믹하고, 아름다운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 화면들도 예쁘고, 전반적으로 산뜻한 느낌이 드는 영화다. 무엇보다 남들이 다 그렇게 얘기하던 레슬리의 만사 귀찮다는 듯 부채 부치고 있는 연기가 압권이었다.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그리고 레슬리 이 영화에서 한 스타일 해주신다. 예전에 Kinki Kids가 홍콩 방문했을 때 레슬리 만난 TV 프로그램도 이 때 쯤 찍었는지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하여튼 2000년 경의 레슬리 - 진짜 완전 감탄사가 나오는 초특급 스타일리쉬 모드라고 할 수 있다.


* 주의1: 이 위의 그림에서 화살표 하나가 틀렸다. 양가휘와 그 오른쪽에 있는 여인은 연인관계가 아니라 그냥 친구일 뿐이다.
* 주의2: 이하 스포일러 있음.

도대체 Jenny(왕비)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영화에 나오는 모든 남자들이 다 돈도 필요없고 목숨도 아깝지 않다며 매달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영화는 자유분방한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있음) 일본 갱 조직 두목인 Sato의 홍콩 여자친구인 Jenny는 마음이 변해서 Sato의 돈을 들고 도망쳐버린다. 사실 이 돈은 Sato가 Jimmy(Leslie)에게 딜의 댓가로 주기로 했던 돈이다 (그 딜은 다름 아닌 Sato의 다이어리를 경찰서에서 훔쳐서 Sato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다이어리는 대단한 내용을 담은 것도 아니고 Sato의 과거 여자 경력을 쓴 일기다. 이 다이어리를 돌려주면서 Jimmy가 빨리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인터넷에 Ken Sato's Secret Diary.com을 만들어서 올릴거라고 이죽거리는 장면 역시 정말 웃긴다

Jenny는 도망가다가 오키나와에서 Dat(양가휘)를 만난다. Dat은 여기에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친구와 함께 휴가를 온것이었으나 Jenny를 도와주는데 더 열심이다. 실은 그는 여자친구에게서 마음이 떠나있다. 한편 Jenny는 Jimmy가 같이 놀던 일본 여자를 차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Jimmy와 처음 마주치게 된다. 예전 남친에게서 도망칠 안전할 곳을 찾던 Jenny는 오키나와의 한 호텔 음료수 가판대에서 일하게 되는데, Jimmy와 Dat도 둘 다 이 호텔에 묵게 된다. 그리고 Jenny를 보자마자 호감을 느끼고 접근하는데 Jenny는 Dat에게는 비교적(어디까지나 비교적) 친절하지만 Jimmy에게는 차갑기만 하다. 둘에게 접근하다가 Jimmy와 Dat도 서로를 의식하게 된다. 그런데 Dat은 Jimmy를 보자마자 그가 예전에 경찰서 파일에서 Jimmy를 봤었고 범죄경력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낸다. 출세를 하기 위해서 Jimmy를 잡기로 결심한 Dat. Jimmy에게 거짓 제의를 해서 절도를 하게 만든뒤 현장에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Jimmy와 그의 동료인 Bo에게 접근해서 미군 기지 내 비행기의 컴퓨터 시스템을 절도한 뒤 그 댓가를 1/3씩 나눠갖자고 한다. Jimmy와 Bo는 미심쩍어하면서도 그 제의해 응해서 일에 착수한다.

그러나 갈수록 Dat과 Jenny가 친해지는 것처럼 보이자 질투가 난 Jimmy는 갑자기 Jenny네 집 앞의 은행을 터는 게 더 빠를 거라며 Jenny를 꼬셔서 집을 비우게 한뒤 그 안에 장비를 설치해서 은행을 터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자고 한다. 그러자 Dat이 필요자금을 자기가 대겠다면서 Jenny를 꼬시는 역할도 자기가 하겠다고 한다 (이 때 벌레 씹은 표정의 Jimmy ㅋㅋ). Jenny와 Dat이 데이트하는 걸 보다보다 못한 Jimmy는 Jenny에게 가서 갑자기 확 투정을 부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Jenny는 Jimmy에게 사실 마음이 있었다. Jenny의 대담한 행동에 오히려 얼떨떨해진 프로 바람둥이 Jimmy ㅋㅋ. Jimmy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Dat을 만나기까지 하는 Jenny는 Dat에게서 사실 이 모든 것이 Jimmy를 잡기 위한 그의 속임수라는 얘기를 듣고, 결국 Jimmy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다. 나한테 맘이 있는 것도 귀여워죽겠는데 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Jimmy는 그녀에게 키스하려다 한번에 거절당한다 (Jenny의 놀라운 밀고당기기 기술을 여자들은 배울 필요가 있겠다.)

한편 Dat의 꿍꿍이를 다 알게 된 Jimmy와 Bo는 모르는 척하면서 능청스럽게 Dat을 약올리다가 결국 딜을 깨고 그를 포박한 뒤 죽여버리기로 결심한다(과연 정말 죽이려고 했을까.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 중의 하나다!). 이들은 Dat을 놔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Jenny. 그녀는 그를 놔주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이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Sato에게서 Dat에게 전화가 온다. Dat이 Jenny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자 자기 여자친구 Sandy와 깼는데, 황당하게도 Jenny와의 이별을 슬퍼하던 Sato가 결국 우연한 기회에 Sandy에게 반하게 되고 이 둘이 결혼까지 하게 된 것. 그래서 이 사실을 알려주고자 Sato가 전화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Sato가 이 사실을 애매하게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이들은 Dat의 여자친구가 납치당한 것으로 오해를 한다. 옆에서 듣고 있던 Jenny는 다 자기가 가져간 돈 때문에 그런 거라고 말하고, Dat은 정의감에 불타서 그래도 전 여자친구를 살리러 가야한다고 달려가고 Jenny는 돈을 들고 Dat을 쫓아가고 Jimmy와 Bo는 그제서야 Jenny가 바로 자기네가 받기로 한 돈을 갖고 도망간 Sato의 전 애인이었음을 깨닫는다. Sato에게 간 Jenny는 돈을 주면서 모두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고 가버린다. 천하의 바람둥이 Jimmy도 사랑에 빠져서 Sato에게 달려가서 다이어리를 주면서 Jenny를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그런 와중에 Jenny는 이미 떠나갔다.

결국 여자친구와 깨지고 얻는 것 없이 홍콩으로 돌아가게 된 Dat. 결혼식을 올리게 된 Sato와 Sandy. Bo도 일본 여자친구가 생겨서 (이 부분은 줄거리에서 생략했음) 일본에 남아있게 되고. 혼자가 된 Jimmy는 Jenny를 늘 보러 가던 음료수 가게로 가서 혼자 그녀를 생각한다. 그 때 흘러나오는 쥬크박스의 음악 소리. Jimmy가 처음 Jenny에게 틀어주었던(?) 그 음악. 반신반의하며 뒤를 돌아보니 쥬크박스 앞에 사랑스럽게 서 있는 Jenny. 음악은 계속 흘러나오고~ 오키나와의 밤은 깊어가고~

스토리라인을 쓰고 나니 매우 복잡해보인다.--;  사실 전혀 심오하거나 개연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서 중요한 것은 그저 영화 자체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사실 판에 박힌 듯한 홍콩 영화 스타일이 아닌 좀 다른 스타일의 영화라는 것 자체가 이 영화의 신선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감동적이거나 대단한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지도). 그리고 두 수퍼수퍼수퍼스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즐거움? (장국영과 왕비 둘은 주성치와 함께 연예인으로서 유일하게 중국 100년 역사상 최고의 문화인물에 선정되었다. 나머지 분들은 다 작가, 화가, ...이런 분들.)  이 영화의 OST도 '분수'도 아름다우면서 홍콩 영화 OST답지 않은 음악이고 레슬리의 '몰유애(没有爱)' 또한 산뜻하니 듣기 좋다. 아, 그리고 처음에 레슬리가 등장하는 장면 역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프로 도둑인 레슬리가 Ken의 다이어리를 훔치느라 경찰 제복을 입고 있는 장면인데, '영웅본색' 팬이라면 15년 전의 아걸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게 마련. 그 순간 아련해지는 감정이란...

영화에서 레슬리 말고도 눈을 즐겁게 해 주는 또 하나의 인물은 Jenny가 찬 남자친구인 일본인 Sato인데, 일본인 배우 Masaya Kato가 맡았다. 오우~ 영화에서는 좀 어린애같고 푼수끼가 있는 인물로 나오나 외모 하나는 정말 눈길을 안 끌 수가 없더군. 완전 모델스럽달까.

몰유애 MV (영화 '연전충승' 무비 클립)

by 난아 | 2006/05/27 15:07 |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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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avis의 중국영화 .. at 2008/06/20 01:35

제목 : 오키나와 랑데뷰; 연전충승(戀戰沖繩; Okinawa..
오키나와 랑데뷰; 연전충승(戀戰沖繩; Okinawa: Rendez-vous , 2000) 제작, 감독 : 진가상 각본 : 진가상, 진경희 주연 : 장국영, 왕비, 양가휘 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리는 영화. 부담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배경지인 오키나와도 예쁘고 음악도 좋다. 한 마디로 '휴양지에서 쓴 엽서'같은 영화다. 왕비 팬이라 봤는데, 이럴수가! 장국영 너무 멋지다. 목소리, 스타일, 표정....정말 멋있구나 감탄하면.....more

Commented by 난아 at 2006/09/30 14:05
몰유애 MV 추가했습니다. '연전충승' 영화장면들을 보실 수 있어요. 몰유애는 "Without Your Love"라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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