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인터넷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며 포스팅한지 몇달도 지나지 않아, 이 서비스를 제공하던 보잉사가 서비스 공급을 올해 말로 중단하고 사업을 접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다. 연초만 해도 기내 인터넷은 Must-have라고 자신했던 보잉이 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사유는 "서비스도 잘 작동하고 사용한 고객들도 만족도가 높았지만 아직 전세계적으로 기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충분히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Although the product works well and customers who have used it have a high regard for the service, the global market for the service has not developed satisfactorily and the company has decided to discontinue offering the service."와 같이 써 있다. 보잉사 발표문은 여기로). 쉽게 말해서 이 서비스 분야에서 별로 장사가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별 가망이 없어보인다는 얘기이다. 이에 따라 보잉사 기종에서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모든 항공사들이 이 서비스를 올해 말로 중단하게 된다.
기내 인터넷 애용 소비자로서 너무 섭섭한 소식이고 의외로 그렇게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향후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서도 보잉사가 제대로 판단을 한 것일까? 내 생각은 간단히 말해 "아니다"이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오피스에서나 까페에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을 하는 게 너무 당연하게 되어 있는데다 모든 주요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수집/교환,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주로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 시대에, 게다가 랩탑도 거의 하나씩 다 가지고 있는 요새 같은 때에, 인터넷을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하고 싶은 욕구는 펀더멘털하게 실존하는 니즈이다. 특히 장거리 비행에서는 더더욱 인터넷이 절실하게 마련이며 비즈니스 피플들한테는 단거리 장거리 비행을 가리지 않고 정보 접근 및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크게 마련이니 처음 시작할 타겟 고객층도 확실하다. 까페나 인터넷 PC방에서 지불하는 요금을 생각할 때에 기내 인터넷에 드는 요금은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며, 더군다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회사가 지불하는 비용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민감성이 상당히 낮아서 요금이 별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이였을까. 내가 보기에는 두가지. 첫째, 수많은 잠재수요자들에게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비즈니스 종사자들 중 20대-30대초반이 아닌 경우)이 기내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걸. 그러니까 랩탑을 체크인하거나 캐비닛 안에 두지 않고 자리에 갖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이고. - 그리고 둘째, 아직도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전원 제공이 원활하게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이코노미석에서도 전원 제공이 된다고 좋아한 바 있지만 1인 1전원이 아니라 여러명이 쓸 경우 불편하고, 그나마 대한항공 외의 항공사들 대부분은 이코노미석에 이런 걸 도입할 기미는 조~금도 없으며 비즈니스석에서조차 없는 경우도 꽤 있다. 전원이 없으면 대부분의 배터리는 2시간 정도 가는 게 고작이니 기내에서 랩탑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테 인터넷까지 돈을 추가로 내가면서 사용할 이유가 별로 없다.
이 두 가지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뿐이다. 넘지 못할 장애물도 전혀 아닌 만큼 곧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누군가가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할 가장 적합한 사업자가 보잉이 아닐 수도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보잉이 이 사업을 꼭 직접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비즈니스는 상당한 수요가 존재하는 비즈니스이고 보잉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군가는 이 사업에서 결국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무선 인터넷이 자유자재로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증가하면 더더군다나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 분명하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인 내 입장에서는 이 비즈니스의 Natural owner가 빨리 나타나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벌써 기내 인터넷의 맛을 알아버려서 인터넷 없으면 그 긴긴 비행 시간을 견딜 자신이 없으므로. TT
기내 인터넷 애용 소비자로서 너무 섭섭한 소식이고 의외로 그렇게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향후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서도 보잉사가 제대로 판단을 한 것일까? 내 생각은 간단히 말해 "아니다"이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오피스에서나 까페에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을 하는 게 너무 당연하게 되어 있는데다 모든 주요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수집/교환,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주로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 시대에, 게다가 랩탑도 거의 하나씩 다 가지고 있는 요새 같은 때에, 인터넷을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하고 싶은 욕구는 펀더멘털하게 실존하는 니즈이다. 특히 장거리 비행에서는 더더욱 인터넷이 절실하게 마련이며 비즈니스 피플들한테는 단거리 장거리 비행을 가리지 않고 정보 접근 및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크게 마련이니 처음 시작할 타겟 고객층도 확실하다. 까페나 인터넷 PC방에서 지불하는 요금을 생각할 때에 기내 인터넷에 드는 요금은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며, 더군다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회사가 지불하는 비용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민감성이 상당히 낮아서 요금이 별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이였을까. 내가 보기에는 두가지. 첫째, 수많은 잠재수요자들에게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특히 비즈니스 종사자들 중 20대-30대초반이 아닌 경우)이 기내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걸. 그러니까 랩탑을 체크인하거나 캐비닛 안에 두지 않고 자리에 갖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이고. - 그리고 둘째, 아직도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전원 제공이 원활하게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이코노미석에서도 전원 제공이 된다고 좋아한 바 있지만 1인 1전원이 아니라 여러명이 쓸 경우 불편하고, 그나마 대한항공 외의 항공사들 대부분은 이코노미석에 이런 걸 도입할 기미는 조~금도 없으며 비즈니스석에서조차 없는 경우도 꽤 있다. 전원이 없으면 대부분의 배터리는 2시간 정도 가는 게 고작이니 기내에서 랩탑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테 인터넷까지 돈을 추가로 내가면서 사용할 이유가 별로 없다.
이 두 가지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뿐이다. 넘지 못할 장애물도 전혀 아닌 만큼 곧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누군가가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할 가장 적합한 사업자가 보잉이 아닐 수도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보잉이 이 사업을 꼭 직접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비즈니스는 상당한 수요가 존재하는 비즈니스이고 보잉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군가는 이 사업에서 결국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무선 인터넷이 자유자재로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증가하면 더더군다나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 분명하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인 내 입장에서는 이 비즈니스의 Natural owner가 빨리 나타나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벌써 기내 인터넷의 맛을 알아버려서 인터넷 없으면 그 긴긴 비행 시간을 견딜 자신이 없으므로. TT
덧글
아쉽지만 다른 날을 기대해야겠지요.
물론 꼭 필요하신 분들에겐 모르겠지만요
inuit님/ 안녕하세요. 곧 전원 문제도 해결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저도 비행기 안에서 일이나 공부를 해보려고 몇번 했었으나 비행기 안이 불편해서 그런지 절대 잘 안하게 되고 결국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비즈니스 클래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타게 될 때면 모를까...(퍼스트 클래스 탈 날은 요원한듯하지만요^^)
astraea님/ 한국 인터넷 서비스 가격을 생각하면 비싸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기내 인터넷조차도 그렇게 비싼 게 아닌 것 같아요 (미국 와이어리스 서비스만 해도 꽤 비싸거든요). 그리고 비즈니스맨들은 가격민감성이 낮은 편이구요. 초기에는 학생, 주부,..등 가격민감성이 높은 계층은 가격이 저렴해지지 않는 한 많이 쓰지 않겠지요.
지이님/ 대한항공 한국-미국편 비행기만 이코노미석에서 되는 것 같더라구요. 이것 때문에 앞으로 대한항공을 보다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아요^^;;;
왠지 난아님의 글을 읽으니까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수필이 문득 떠오릅니다.[쌩뚱]
그분 수필에도 꽤 비행 서비스에 대한 코맨트가 꽤 많아서요....입장은 다르시지만..^^
분명히 조만간 기내 인터넷 서비스, 전원공급 모두 이루어질 겁니다.
비행기 타고 가는 긴 시간을 낭비할 사업가들이 아니지요.
그리고, 편안하게 영화 한 편 보거나 음악 듣는 데에도 휴대용 컴과 전원이 필요하겠네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
반대로, 공급이 있으면 수요도 있다...... 컴퓨터업계는 그런 듯 싶군요.
컴이 생활을 지배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