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영화를 보는 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되었다. 3월 중순에 시험 끝나고 나서는 '연지구'를 봤는데 예기치 못하게 레슬리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되어버렸고, 어제는 시험이 하나밖에 안 끝났지만 하도 기분이 꿀꿀해서 기분 전환 차 '색정남녀'와 '가유희사'를 봤다. 레슬리가 감독으로 나오는 '색정남녀'를 보니 계속 현실에서 그렇게도 감독을 하고 싶어했던 레슬리의 모습이 겹쳐져서 마음이 쓸쓸하기가 그지 없었다. 레슬리가 89년에 한국에 와서 이선희와 조인트 콘서트를 했을 때 상기된 표정으로 조금 있으면 자기가 감독한 첫 작품이 나올 거라고 말을 했었다. 그 때 벌써 감독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로 그의 감독 데뷔는 어쩐 일인지 계속 성사되지가 않았다. 10년이 지난 99년에서야 금연홍보를 위해 탑스타들을 캐스팅해서 찍은 단편영화 '연비연멸'을 감독했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가 감독했던 '연비연멸'의 스태프들은 모두 감독으로서의 레슬리를 극찬했는데... 무대 위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그였기에 그가 감독이 되기 위해 배우와 가수를 아예 그만두는 것은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감독으로서의 꿈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업적 영화가 아니면 투자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투자자로부터 투자 지원을 받기 위해 예술혼과 상업성 속에서 계속 갈등하는 영화 속의 레슬리(사진 1)를 보고 있으니, 2000년대 초에 아이러니컬하게도 홍콩 최고의 배우였던 그가 그가 감독할 영화에 대해 정작 홍콩의 투자자들로부터는 한푼도 투자를 받지 못하고 외국의 자본을 받아야만 했던 일이 겹쳐졌다. 그는 수준 높은 영화 작품에 관심이 없고 돈만 아는 홍콩 연예계에 매우 실망했으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공개적으로도 이 일이 얼마나 그를 실망시켰는지 말했었다. 일본이나 한국 아이돌 스타들은 숭배하면서 홍콩 연예계를 살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에도 화를 많이 냈다. 그는 스스로 홍콩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큰 사람이었다. 다른 홍콩 스타들이 97년 홍콩 반환 이전에 홍콩을 떠나려고 난리를 칠 때도 그는 캐나다에 잠시 있다가 곧 홍콩으로 돌아와서 끝까지 홍콩의 이름을 빛냈고 홍콩을 떠나지 않았으니. 영화의 극중인물 중 유명한 배우였으나 흥행 실패와 평단의 혹평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Derek Yee를 보니, 어쩌면 Derek 같은 생각을 레슬리도 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레슬리가 "What if I kill myself"라는 대사를 하는데 가슴 한켠으로 서늘한 바람이 지나갔다...
'가유희사'는 - 황당하게도 - 예전에 봤던 영화였다. 처음엔 봤었던 영화인 줄 몰랐었는데 장만옥의 마돈나 복장을 보니 딱 생각이 났다.--; '풍월'도 예전에 봤었는 줄 모르고 봤다가 충량 누나 부부의 아편 피우는 모습과 단오의 얼굴을 보고 딱 생각이 났는데. 그러고 보니 천녀유혼,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동사서독 그리고 백발마녀전과 같은 유명한 영화들을 늦게 봐서 그렇지 내가 레슬리의 영화들을 꽤 봐왔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본지 10년도 넘은 영화이고 코메디 영화에 불과했으니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쇠퇴한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개인적으로는 '가유희사'를 찍을 무렵의 레슬리의 외모(사진 2)를 좋아라 한다. 90년 가요계를 은퇴했던 그가 캐나다에서 1년을 보내고 92년에 이 영화로 영화계에 돌아왔는데, 이 무렵쯤에 찍은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에 나온 그의 모습은 완전 지적이고 티없이 맑은 환한 모습이다. '가유희사' 홍보 차 방한했을 때 한국에 와서 연예계 중계에 나와 김청과 인터뷰했었을 때의 모습(사진 3)에서도 정말 지적이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과 예술적이고 럭셔리한 영어 발음을 감상할 수가 있다.
'가유희사'를 보면 레슬리는 여성스러운 연기도 너무 천연덕스럽게 전혀 오버없이 잘한다. '패왕별희'에서는 물론 그 실력이 최고로 빛을 발했지만. 과월 콘서트에서도 '홍'을 보면 레슬리가 얼마나 그 어떤 여자보다도 새침하면서 섹시한 여자의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얼마나 우아한 자태를 지을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반면, '아비정전'이나 '동사서독', '백발마녀전' 같은 영화에서는 정반대로 남자로서의 최고의 매력을 보여주고. 게다가 '천녀유혼'에서의 순수하고 귀여운 영채신, '영웅본색'과 '종횡사해'의 로맨티스트적이고 따뜻한 모습, 그리고 '색정남녀'와 '금지옥엽'에서의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진 예술가의 모습까지, 레슬리의 연기영역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넓다. 아직 '창왕'을 못봤는데 악역을 연기하는 그를 빨리 보고 싶다. 그의 목소리 역시 남성적이면서도 여성적인 두가지의 매력을 다 가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언론으로부터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실제로 본인도 그러한 것이 최상급의 배우로서 지향해야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언제쯤 우리는 다시 레슬리만한 아티스트를 가질 수 있을까.


하지만 상업적 영화가 아니면 투자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투자자로부터 투자 지원을 받기 위해 예술혼과 상업성 속에서 계속 갈등하는 영화 속의 레슬리(사진 1)를 보고 있으니, 2000년대 초에 아이러니컬하게도 홍콩 최고의 배우였던 그가 그가 감독할 영화에 대해 정작 홍콩의 투자자들로부터는 한푼도 투자를 받지 못하고 외국의 자본을 받아야만 했던 일이 겹쳐졌다. 그는 수준 높은 영화 작품에 관심이 없고 돈만 아는 홍콩 연예계에 매우 실망했으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공개적으로도 이 일이 얼마나 그를 실망시켰는지 말했었다. 일본이나 한국 아이돌 스타들은 숭배하면서 홍콩 연예계를 살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에도 화를 많이 냈다. 그는 스스로 홍콩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큰 사람이었다. 다른 홍콩 스타들이 97년 홍콩 반환 이전에 홍콩을 떠나려고 난리를 칠 때도 그는 캐나다에 잠시 있다가 곧 홍콩으로 돌아와서 끝까지 홍콩의 이름을 빛냈고 홍콩을 떠나지 않았으니. 영화의 극중인물 중 유명한 배우였으나 흥행 실패와 평단의 혹평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Derek Yee를 보니, 어쩌면 Derek 같은 생각을 레슬리도 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레슬리가 "What if I kill myself"라는 대사를 하는데 가슴 한켠으로 서늘한 바람이 지나갔다...
'가유희사'는 - 황당하게도 - 예전에 봤던 영화였다. 처음엔 봤었던 영화인 줄 몰랐었는데 장만옥의 마돈나 복장을 보니 딱 생각이 났다.--; '풍월'도 예전에 봤었는 줄 모르고 봤다가 충량 누나 부부의 아편 피우는 모습과 단오의 얼굴을 보고 딱 생각이 났는데. 그러고 보니 천녀유혼,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동사서독 그리고 백발마녀전과 같은 유명한 영화들을 늦게 봐서 그렇지 내가 레슬리의 영화들을 꽤 봐왔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본지 10년도 넘은 영화이고 코메디 영화에 불과했으니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쇠퇴한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언제쯤 우리는 다시 레슬리만한 아티스트를 가질 수 있을까.
PS. 가유희사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레슬리의 모습(사진3)을 보니, 또한번 레슬리가 현실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았던 그러나 아이를 좋아하고 가정을 무척 소중히 생각했던 것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옆에 서 있는 여인은 그가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그러나 거절을 당했던 배우 모순균이다. 2001년 모순균의 TV 토크쇼에 나와서 그는 모순균이 그 때 청혼을 받아들였더라면 그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레슬리를 만날 수 없었겠지만...그의 삶은 더 행복했었을지도 모른다. 만약...만약...만약...인생에서는 그런 게 참 많다.
덧글
생전에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정말 원하는 사랑을 받았었는 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아니, 자기 자신을 정말 사랑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