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Microfinance 스캔들 Development |

요새 Microfinance에는 저축, 대출, 보험 등 여러가지 금융상품들이 포함되지만, 이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또 가장 큰 비즈니스는 Microcredit (대출) 분야입니다. 유누스 박사가 방글라데시에서 시작한 Grameen Bank가 이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고, 지금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수백개도 넘는 Microfinance 기관들(줄여서 MFI라고 부릅니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활발한 곳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인도일 겁니다. 보통 Microfinance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여겨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BRI가 최빈층("The poorest of the poor")을 겨냥하지 않고 그보다 조금 더 위의 '그래도 살만한' 계층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인도에서는 최빈층과 Rural area까지 커버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고, 이런 노력이 MFI들과 주요 은행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Grameen Bank이지만, 그 뒤에 나온 MFI들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서 지금은 Grameen Bank보다 훨씬 잘하고 있는 MFI들이 꽤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MFI 두개를 들라면 SpandanaSKS를 들 수 있습니다 (MFI가 아닌 주요 은행 중에서는 ICICI은행이 가장 활발하죠). Spandana와 SKS 둘 다 인도 Andra Pradesh주에 있는 Hyderabad에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이 두 MFI를 지난 겨울에 방문했을 때 저와 같이 간 클래스메이트들이 받은 감동은 정말 컸습니다. 둘 다 인상적인 경영 스킬과 Passion을 가진 리더들이 이끄는 기관들이었고, 실리콘밸리에 있는 유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경영 실적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을을 방문해서 이 기관들의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어떻게 Microcredit이 자신들의 삶을 바꿔놨는지를 얘기하는 것을 그 사람들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나면, 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기존의 정부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긍정적인 Impact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확신이 들 수 밖에 없지요.

그런데 Microfinance를 보는 시선이 항상 고운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벌써 hot issue가 된지 7-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도 논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가장 큰 비판은 "Microfinance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한 상황을 이용하여 착취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인데요. MFI들이 이자율을 은행보다 높게 부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죠 (더 높은 비용을 커버하기 위해 그런 것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정부한테는 MFI가 가난한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게 반가운 상황만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정부가 "Care-giver"의 역할을 해왔고 그것이 빈곤계층에게 영향력을 행사함과 동시에 정치적인 지지를 얻는 방법이었는데 그것을 MFI에게 뺏기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일부 MFI들의 횡포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횡포 사례를 봐온 정부로서는 MFI들의 동기에 대해서 꽤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요. 심지어 MFI들이 빌려준 돈을 갚지 말도록 정부관리들이 사람들에게 종용하는 바람에, 잘하는 MFI들도 고생을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Microfinance 시장 다이내믹스 전체가 왜곡될 수 밖에 없지요. Spandana의 CEO도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그녀가 세운 Spandana를 그냥 ICICI은행에 넘기는 것도 생각해 봤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저희가 만났을 때도 MFI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던 Andra Pradesh주의 Prime Minister는 결국 이번에 MFI들을 "exploiters of the poor"라고 공개비난했습니다. 이외에도 무분별하게 확장하고 있다든지, 이익창출구조가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든지 하는 비판들도 있습니다.

이런 Microfinance 스캔들이 이제 주류 미디어에까지 나올 정도가 되어서, 8월 17일자 Economist지에 실린 "Microcredit and money lending in India"에서 이 논란이 다루어졌고, 같은 날 인도의 주요 경제지인 Economic Times에도 "The Year of Microfinance Bashing"이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Economic Times에 실린 글은 아무래도 국내 신문이다보니 조금 편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요. 둘 다 영문 원문 기사인데, Microfinance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서는 눈여겨볼만한 이야기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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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기형z 2006/08/20 18:29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MFI들의 횡포라는 것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혹시 알수 있을까요?
  • 난아 2006/08/23 08:56 # 답글

    안녕하세요 기형z님, MFI들의 도덕적 해이 사례는 기존의 고리대금업자들이 하던 횡포와 비슷한 종류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즉, 지나치게 높은 이율로 대출하는 것인데요, MFI를 규제할 법률이 미비한 경우가 많으므로 겉으로는 MFI인 척 하면서 실제로는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는 데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대출 한도를 제한하면서 차차 늘리는 방법을 써야하는데 무분별하게 확장하다보니 대출을 너무 많이 해주어서 너무 많은 대출금액과 높은 이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례까지 생겼죠 (기존의 사채업자들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사례와 유사하죠). 또 Microfinance가 워낙 인기가 있어지고 기존 은행들도 관심을 갖다보니 이런 걸 이용해서 일단 funding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Microfinance를 일단 시작하고 보는 (잘 알든 못하든 필요하든 아니든 말이죠) NGO들도 간혹 있죠. 물론 이런 사례들이 전부가 아니고 일부이긴 하지만 MFI들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정부한테는 이런 사례들이 MFI를 금지시키기 위한 좋은 빌미가 되지요.
  • 기형z 2006/08/23 17:47 # 답글

    아..그렇군요..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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