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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화인민공화국 60주년 국경절에 즈음해 계속 베이징에 있었던 덕분에, 중국 공산당의 역사와 성공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상당히 많은 수의 무대공연과 열병식 및 기타 퍼레이드들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중국 공산당의 뻔한 선전 프로그램이겠거니 하고 많은 기대를 걸지 않고 갔지만, 생각보다 매번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얻었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좋은 점은 대다수의 중국인들이 어떻게 중국의 근대 역사를 해석하고 있는지, 현재의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무엇이 이들의 긍지의 원천이며, 무엇이 명백하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우선순위 과제들인지를 다시 한번 아주 평범한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총체적으로 리뷰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물론 정치적 선전 효과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에, 어느정도의 선전은 감안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시각은 비교적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는 편이지만, 개인에 따라 이 모든 것의 어디까지를 중국 공산당의 업적으로 보느냐 그리고 앞으로 어디까지 공산당을 지지할 것이냐의 차이는 분명히 적지 않을 것임 역시 분명하다).
이번 60주년을 기념하여 헌정의 의미로 제작된 블록버스터 영화 '건국대업(建国大业)' 역시 이런 60주념 기념물의 일환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장개석과 모택동의 제2차 국공합작 이후 일본군이 패배하고 물러난 1945년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진 1949년 10월 1일까지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기록영화의 성격을 띄고 있어 예술성이 아주 높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전문 모택동 역할 배우인 당국강을 비롯해, 장개석 역의 장국립, 장경국 역의 진곤 등 주요 연기자들의 연기가 모두 훌륭하고 사실성이 높은 편이라서 실감이 난다. ![]() 이렇게 장개석에 대한 평가가 공개적으로 진일보한 것은 최근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양안관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장개석을 단순히 인민을 착취하는 자본주의/미제 악마로 비난하지 않고, 걸출한 인물이었으나 치명적인 단점과 실수로 인해 정치적 권력 투쟁에서 패배하는 인물로 그림으로써, 중국이 대만을 포용하는 정책을 펴는데 체면을 세울 수가 있다. 게다가 영화는 후반부에 '하나의 중국'을 둘로 가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모택동에게 중국을 갈라서 각자 통치하자고 제안하려는 이종인의 계획을 무시해버리고 대만으로 가는 장개석의 모습을 비중있게 보여준다. 즉, 당시 장개석에게도 모택동에게도 모든 중국인민들에게도 '하나의 중국'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최고 가치였으니, 따라서 이들의 후손인 현재의 중국민들은 중국-대만을 막론하고 그리고 민족을 막론하고, 이렇게 피흘려 지킨 '하나의 중국'을 보존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레토릭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나라가 두동강이 나고 3년씩이나 전쟁을 해서 나라가 초토화되었는데도 통일을 못이룬 한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는, 이런 중국의 근대 역사를 보며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신중국 건립 이후의 중화인민공화국은 문화대혁명 등 별별 일을 다 겪으며 점차 처음 모습과 다르게 (좋게 또 나쁘게) 변해갔지만, 일본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국공이 단결하고, 그 이후에는 인민들의 힘으로 중국 대륙을 통일하여 직접 국가까지 세웠을 때 느껴졌을 그 짜릿한 성취감, 그리고 그 경험에서 나오는 자부심과 자신감, 긍지는 중국인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또다른 큰 재미는 200여명에 가까운 초특급 스타 캐스팅이다. 모두 무보수로 참여했으며, 많은 배우들이 직접 자청하여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고 알려진다 (일부 유명 배우들은 너무 늦게 제작진에 연락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했다는 후문도). 그래서 이연걸, 성룡, 장쯔이, 유덕화, 여명, 조미 등 초특급 국제 스타들과, 다른 수많은 국내에서 유명한 배우들의 까메오 출연을 영화 도중 내내 볼 수 있었다. 아마 이 영화가 국내에서 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크게 히트한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다른 영화 같으면 2시간 내내 스크린을 장악할 만한 인물들이 1-2분 정도의 단역을 맡아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환호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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