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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오바마는 미국 국내에서 언론의 집중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우파/공화당 성향의 언론인들이 '(백인에 대한 적대감이 가득한) 인종차별주의자'라거나 '공공의 적'이라고 거친 말을 써가면서 원색적이고 수준낮은 비난을 하는 것이야 예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과 이라크 이슈 해결의 지지부진 등으로 진보 진영에서도 '부시랑 다른 게 뭐가 있냐'라는 불평을 듣기 시작했고, 더구나 지난 주에는 유명한 토크쇼 프로그램이자 오바마에게 우호적인 편이었던 Saturday Night Live에 오바마 분장을 한 코미디언이 나와서 아래와 같이 말을 하는 바람에 전국이 한바탕 뒤집어지기도 했다.
"They think that I'm turning this great country into something that resembles the Soviet Union or Nazi Germany, but that's just not the case. Because when you look at my record, it's very clear what I've done so far, and that is nothing. (내가 우리의 위대한 조국을 구소련이나 나치독일 같은 나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정말 사실이 아닙니다. 내 실적을 한번 들여다보면 내가 뭘 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 - 지금까지 한 게 아무것도 없다구요!)" 이런 가운데 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어제 전격적으로 전해졌다. 다자외교/핵감축이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데에 대한 지지의 표시라든지, 앞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더욱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라든지 이런 여러가지 해석들이 전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란스럽고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고, 사실 노벨상 위원회가 이번 결정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 싶었든지에 상관없이, 이번 수상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분명히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바마는 유례없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특히 미국 밖에서의 호감도가 상당히 높은) 미국대통령이며, 부시와 현저히 다른 접근방식과 태도로 국제 무대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국제 사회에서 더 이상 그에게 endorsement를 해 줄 필요는 별로 없었다. 그보다 문제는, 그의 본업이 어디까지나 미국민들의 국익과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미국대통령이고, 지금 미국 국내에는 높은 실업률, 금융 및 경제 부문 구조조정, 헬스케어 섹터 개혁 등 해결해야 할 특급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 중 무엇 하나 잘되고 있는 게 없어서 그가 국내 정치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들에 치이다보니 이라크나 북핵 문제도 그의 높은 비전과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진척 상황은 솔직히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벨상위원회가 오바마에게 이른 노벨평화상을 주어가면까지 그에게 테러와의 전쟁과 핵 문제 해결에 더 박차를 가해달라는 부담을 안겼다. 그 기대에 부응하자면 지금도 잘 해결못하고 있는 국내 문제들에 힘을 더 덜 쏟을 수 밖에 없어 국내 지지도 하락 및 정치적 공세의 위험이 커질 것이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그가 국제사회에서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본분을 지켜 국내 문제들에 힘을 기울이자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국제사회에서 지금 뭘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바마가 슈퍼맨이라서 둘 다 잘 하면 참 좋겠지만, 지금 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의 능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워낙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당면 과제들이 다 하나같이 해결하기 어렵고 정치적 부담이 큰 일들이라 그렇다. 결국 노벨평화상 수상은 (아무리 이 상의 의미를 업정 인정이 아니라 격려의 의미로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를 미리 지나치게 높여놓았다고 할 수 있다. 오바마의 이상과 방향을 지원하고 싶은 노벨상위원회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방법론적으로는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던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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