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To You In homage to the time

지난 며칠동안 아이돌 스타로서의 장국영이 아니라 아티스트 레슬리를 좋아하는 거라고 절규를 했으나, 오늘 '적막야만 (To You의 광동어 원곡. '천사지애'는 이 노래의 북경어 버전임)'을 듣다보니 갑자기 염치없이 To You의 장국영이 생각나서 ^^; 오랜만에 추억의 노래 포스팅을 해본다 (가끔 노스탤지어에 빠질 때도 있는 법 :P).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적 노란색 악보에 적힌 가사를 보며 한글 발음을 써가지고 외우던 To You의 가사는 레슬리가 To You 광고를 위해 직접 작사한 것이다. 광고주 측에서 미발표곡을 사용하길 원했는데 그 때 사용가능했던 신곡이 '적막야만'이어서 이 노래에 가사를 다시 붙여서 쓰자고 제안했고 광고주 측에서도 만족했다고 한다. 소문에는 레슬리가 5분만에 이 가사를 작사했다는 말이 있(으나 확인된바 없)다. 어쨌든 이 노래는 한국팬들이 그에게서 받은 특별한 선물이다.

당시 To You광고는 정말 큰 센세이션이었는데 광고 전문가가 썼던 책에 의하면 일단 초콜렛 광고의 세가지 원칙을 깼기 때문이란다. 여자 모델이 광고해야 한다. 비가 오는 것은 금물 (제품이 물에 젖는 이미지를 줄 수 있으므로). 그리고 달콤한 제품의 성격상 행복한 이미지여야 한다. 이 세가지를 정면으로 깨는 To You 광고는 다 알다시피 비가 오는 날밤 레슬리가 연인과 이별하면서 마음아파하면서 괴로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게다가 드라마처럼 3부작이어서 스토리성과 긴장감까지 부여했다. 이 광고 덕분에 이 회사의 매출은 300배 이상 뛰었고, 단번에 가나초콜렛을 누르고 최고의 초콜렛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야말로 "쓰고이네(굉장해)~" 소리가 저절로! (이 단어는 레슬리가 일본 콘서트 때 자주 사용하던 말! :)) 이 때 소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누구나 투유초콜렛 커버 뒷면에 편지를 쓴 기억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그 초콜렛 회사에서는 러브레터까지 공모해서 레슬리의 고별 콘서트에 보내주는 이벤트 같은 것도 했었는데. 그 뒤로도 광고주가 계속 장국영과 CF를 찍고 싶어했지만 이미 은퇴를 선언한 뒤였기 때문에 장국영 측에서 다른 홍콩 배우들을 추천해주었고 결국 유덕화가 그 뒤를 잇게 된다 - 하지만 솔직히 광고효과의 차이 면에서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유덕화의 To You 노래도 있었는데 아직 이 노래도 생생히 기억하는 나이기에 이 노래 파일도 구해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이 노래 테이프를 찾으려고 얼마나 해맸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었던 노래는 이 노래의 북경어 버전인 '천사지애(天使之愛)'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천사지애'도 좋지만 그 때는 얼마나 럭셔리하게 들리는 영어 가사로 이 노래를 듣고 싶던지. 신해철의 노래 '재즈카페'에 나오는 심각한 콩글리시 랩을 들어야 했던 그 시절, 레슬리의 영국 본토 영어 발음은 정말 완전 멋있었다 (나는 홍콩 사람들은 모두 영어를 그렇게 하는줄 알았다!) 덕분에 이 노래는 정식으로 발표된 적은 없으나 하도 팬들이 많이 찾아서 레슬리 사후에 나온 앨범인 레슬리의 예술인생 총집합 편집앨범인 '종정 장국영(Leslie Beloved)'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이 노래 덕분에 나의 영어에 대한 관심은 쑥쑥 자라났다(?). 지금 이렇게 유학까지 하고 있는 것 역시 다 어느 정도는 그 때 영어를 좋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다시한번 레슬리께 감사를 ㅋ. :) 아직도 이 가사는 절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최근엔 To You보다는 이 노래의 광동어 버전인 '적막야만(寂寞夜晩)'을 더 많이 듣는다.)

To You - Leslie Cheung

In the rain, I am standing here, I am all alone missing you
I never want to let you go that way
In the rain I am all alone running in the rain for you
I wanna give my life to you, to you
I remember the days when we were happy and so gay
I remember the days we lived in perfect harmony
For so many times I let you down
So many times I made you cry
Never meant to be that way
I only want to say
So many times I let you down
So many times I made you cry
Never meant to be that way
I only want to send,
Send my love to you



덧글

  • Koolkat 2006/07/05 06:54 # 답글

    너무 오랜만에 들어본 노래네요. 참 좋아했었는데...지금 소름끼쳤어요. 눈시울은 글썽^^;
  • 2006/07/05 15: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난아 2006/07/05 22:47 # 답글

    KoolKat님, 반가워요. 저도 너무 좋아했던 노래...가끔 들을 때마다 문득 17년 전으로 돌아가게 되죠 (아..벌써 17년전이라니!!!)
  • 비에로 2006/07/05 23:10 # 답글

    오랜만에 들었는데도 가사가 다 기억나네요. 잘 보고 갑니다. ^^
  • 2006/07/06 09: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난아 2006/07/08 05:46 # 답글

    비에로님/ 저도 이 가사가 왜 이렇게 안 잊혀지는지...사실 심오한 의미도 아닌데^^ 그 땐 넘 멋있게만 들렸어요.
    비공개님/ 인생 정말 무상입니다 -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 난아 2006/08/29 06:32 # 답글

    유덕화의 To You는 달빛아래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angel3722/30003257868)에 가면 있네요.
  • vanquish 2009/04/30 23:47 # 삭제 답글

    한참 청소년기에 한참 듣던 노래인데 넘 좋아여,,,,
    mp3 다운로드 받을수 있는곳이 없네요...
  • 김매기 2013/02/02 00:04 # 삭제 답글

    내용에 오류가 있네요. 광고 기획은 제가했구요..제일기회시절..장국영,유덕화투유의 영어작사는 제가 했구요. 저작권도 갖고 있답니다. 기억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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