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파이낸스, 정말 효과가 있을까 Development |

몇년전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유누스 박사 포스팅을 통해 Microfinance를 소개했고, 그 후 인도의 Microfinance 스캔들 포스팅을 통해 Microfinance 분야를 향한 일각의 비판의 목소리 -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한다는 - 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사실이 비판은 보는 각도에 따른 문제이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엄격하게 비영리로만 이뤄져야 하냐 하는 건데, 이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요즘 사회적기업이 인기를 얻고 있는 대세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 정치인들과 정부가 태클걸고 있는 면도 있기 때문에 패스할 만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마치 세상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Microfinance 분야가 점점 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할수록, 그에 대한 회의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반년 전에 게재된 "
A Global Surge in Tiny Loans Spurs Credit Bubble in a Slum"라는 글입니다. Microfinance가 가난 구제 뿐 아니라 돈도 된다는 것이 알려지자 시중은행들과 펀드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지요. 결과적으로, Microfinance의 고객들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대출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Microfinance에 새로 몰려든 사업자들이 빈민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대로 이 사업을 해볼 생각을 하지 않고 당장의 시장점유율에만 눈이 멀다면 이 버블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즉,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려 하지 않고 기존에 다른 MFI들이 이미 대출을 해준 고객에게 영업을 시도하며 슬쩍 밥숫가락을 얹으려고 한다거나, 또는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려고 기존 MFI들이 신용 부적합으로 퇴짜놓은 고객들에게까지 대출을 해주려고 한다면 당연히 신용 버블이 생길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이 인더스트리의 수익성과 신뢰도를 깎아먹게 될 것입니다. (추가: Microfinance의 효시인 Grameen조차 예외가 아닐 수 있습니다. 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David Roodman이 쓴 2010년 2월 9일자 포스팅"Grameen Bank Has Hit a Repayment Snag"을 보면 방글라데시에서 Microfinance 버블이 만연해 있으며 그동안 98%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던 원리 회수율 역시 96.5%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더스트리 내 플레이어들의 "Conduct"의 문제로, 인더스트리 내에서 자율적으로 이러한 영업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consensus가 형성되거나 관련 법률에 의한 규제 등이 이뤄진다면 어느 정도는 이렇게 예상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좀 더 펀더멘털한 문제로, Microfinance가 정말 빈민구제에 효과가 있냐는 겁니다. 경제학자 Tim Harford가 파이낸셜 타임즈에 지난 달에 쓴
"Perhaps microfinance isn't such a big deal after all"에서 지난 1년 동안 Microfinance의 효과를 증명해보려는 연구들의 결과를 잘 요약해 놓고 있습니다. 결론은 mixed입니다.

첫번째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행해진 연구로 Microfinance 론을 받은 빈민들의 영양 상태나 수입이 특별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는 대출을 받은 후에 수입이 조금 늘어났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Microfinance 분야에서는 특히 경제적 사회적 불이익을 받고 있는 여성들에게 특히 집중적으로 대출을 하기 때문에, 여성 대출자들의 빈곤 구제에 별 효과가 없었다는 이 연구결과는 조금 놀랍습니다. 두번째는 유명한 MIT Poverty Lab의 경제학자들이 인도 Hyderbad의 MFI인 Spandana의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입니다 (Spandana는 예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노점상 등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빈민들은 수입이 나아졌습니다만 그 외 다른 가구들의 일반적인 수입, 건강, 여성의 지위 등은 변화가 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연구는 케냐에서 이뤄졌으며, 이 연구에서는 Microfinance 대출이 빈민 여성들의 생활에 유의미한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Microfinance가 빈민들에게 환영을 받고 돈도 된다는 것은 입증이 되었습니다만, 빈곤 퇴치에 눈에 띄게 도움이 되는 것을 증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네요. 사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현지에서 대출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Microfinance가 생활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었던 저로서는 분명히 Microfinance가 - 만병통치약은 아닐지라도 -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빈민들이 Microfinance로 인해 고리대금업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각종 생활 속의 위험에 대한 대비도 보다 잘 할 수 있고 또 자기 생활에 대한 control을 보다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눈에 띄는 생활 개선은 어려울지라도 빈민들의 생활에 어느정도 유의미한 변화는 만들어냈다는 점을 확신하거든요. 그런데 학술적 연구는 그만큼 encouraging한 결과가 나오지를 않으니,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셈입니다. 

사실 이러한 대출이 빈민들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었느냐를 학술적으로 증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건강, 교육 상태 등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또 대출만 해주면 그 돈을 가지고 사람들이 알아서 가장 현명하게 사용한다고 가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 즉, 대출과 더불어 꾸준히 비즈니스 스킬 전수, 기본적인 financial literacy training, 그리고 support network 등의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재정적 자립 및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일단은 많은 기관들이 이 비즈니스에 계속 진출을 하고 있는 만큼 Microfinance의 효과에 대해 최소한 몇년은 조금 더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샘플 크기가 커지고 또 Microfinance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유의미한 연구가 가능해질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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